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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남부서 철수…휴전 협상 전망은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놓고 엇갈린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집트 국영 매체는 양측이 기본 사항에 합의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2차 휴전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이스라엘 매체는 “양측의 거리는 여전히 멀고 지금까지 드라마틱한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에서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등 기존의 요구사항을 반복했다고 이집트의 알카헤라 국영 TV방송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망상적 요구”라고 거듭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승리 일보 직전까지 왔다.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없다”며 하마스의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한 시점과 맞물려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해오던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IDF가 가자 북부 지역의 통제권을 확보한 뒤 남부로 진격한 지 4개월 만이다.

이스라엘은 갑작스러운 철수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이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 등 협상과 관련한 문제에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간 라파 지상전은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인도주의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격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촉구해 왔다. 따라서 이번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라파로 본격 진군하기 전에 피란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병력 축소는 휴식과 정비 차원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작전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이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위협을 높이고 있어 확전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야히야 라힘 사파비는 7일 “이스라엘의 해외 주재 대사관들이 더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후회할 만큼 이란은 정밀한 보복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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