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어려운 학생 고려, 온라인 수업 병행"
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 집단 휴학 신청으로 수업 일정을 미뤄온 전북대·경북대 의대가 8일 수업을 재개했다. 실습·방학 등을 고려할 때 더는 개강을 늦추면 '대규모 유급 사태'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8일 각 대학에 따르면 전북대 의대는 이날부터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는 식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의를 시작했다"며 "본과 3~4학년 실습 과목은 여전히 오는 19일까지 휴강이지만, 나머지 과목 수업 방식은 출석이 어려운 학생 등을 고려해 담당 교수가 실시간 온라인 수업, 녹화 영상 수강 등 자율적으로 판단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북대 의대 올해 1학기 개설 과목은 총 55개다. 전북대는 의대생 665명 중 641명이 휴학을 신청하자 지난달 4일 개강 이후 5주간 수차례 휴강하며 수업을 미뤄왔다.
경북대 "국가고시 기준 맞출 방침"
같은 날 경북대도 예과 2학년과 본과 1~2학년 수업을 재개했다. 첫 주에는 대면 수업과 함께 온라인 수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수업 자료를 내려받는 것까지 출석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본과 3~4학년은 오는 15일부터 임상 실습 위주로 수업한다. 실습 수업을 하루 9시간으로 늘려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기준으로 맞추고, 주당 수업 시간도 36시간에서 45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예과 1학년은 신입생이라 휴학이 불가능해 지난달 4일부터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수업 복귀할지는 미지수"
임상규 경북대 교무처장은 "관계 법령상 졸업 때까지 52주 실습을 받아야 국가고시를 치르는 자격이 된다"며 "하루 9시간 수업을 하면 38주 수업에 해당하는 실습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이 몇 명이나 수업을 받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경북대는 의대생 660명 중 508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두 대학 의대생은 대부분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는 '동맹 휴학'에 나섰지만, 대학은 휴학 신청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고등교육법상 대학은 1년에 30주 이상 수업 일수를 확보해야 한다. 학생이 전체 수업 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유급 처리된다. 이 때문에 교육계는 이번 달을 의대생 '휴강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각 대학 측은 집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수업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학생이 얼마나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가천대 의대는 지난 1일 개강했지만, 대면 강의 출석률이 낮아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전북대 측은 "수업 방식이 다양해 전체 출석률을 일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원광대·전남대·조선대 등 15일 개강
두 대학에 이어 다른 의대도 속속 수업 재개를 준비 중이다. 원광대·전남대·조선대·가톨릭대·경상국립대 등은 오는 15일 다시 수업을 시작한다. 앞서 원광대 의대는 1학기 개강일을 지난달 4일에서 일주일씩 총 다섯 차례 연기했다. 원광대 의대는 전체 473명 중 453명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의대생 중 55.2%(1만375명)가 휴학을 신청했다. 대학은 학생 피해를 막기 위해 수업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 "의대 증원 찬반을 떠나 학생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며 "의대 교수도 수업만큼은 재개해야 한다는 데 마음을 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