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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 영토 넘기고 종전 구상"…러시아, 늦봄 공세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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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군이 올해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대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대선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석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체면을 세우면서 탈출구를 원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일부 (점령지의) 사람들은 러시아의 일부가 되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지난 2022년 9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비롯해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주를 러시아에 합병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은 4개 주 영토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하면 24시간 내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 합의를 협상할 수 있다고 계속 강조했다. 협상안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이 같은 협상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통제하게 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독재 정권 범위가 확장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난 내 시간의 100%를 트럼프와 우크라이나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보냈다"며 "푸틴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가 이 전쟁 끝에 이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영토 양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느 영토도 내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협상안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영리 정책 연구센터인 스팀슨 센터의 엠마 애쉬포드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가 과거처럼 무장하고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 없이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내주는 조건으로 러시아와 휴전하면 우크라이나가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이클 코프맨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분석가는 "미국이 아무리 영향력을 행사해도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도하거나 이러한 유형의 양보를 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면서 "한쪽이 손을 내밀면 상대방은 매우 빠르게 나머지 팔까지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피오나 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위원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위협으로 여기는 유럽의 동맹들도 반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4일 폴란드 미공개 장소의 군사 훈련장에서 프랑스 군인과 함께 군사 훈련을 하는 동안 기관총 탄약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4일 폴란드 미공개 장소의 군사 훈련장에서 프랑스 군인과 함께 군사 훈련을 하는 동안 기관총 탄약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러시아는 동부 전선에서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이날 독일 ARD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공세 작전이 올해 늦봄과 초여름에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말 젤렌스키 대통령도 오는 5월 말에서 6월께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서방의 군사적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최전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국제 협약상 금지된 최루탄의 일종인 CS가스 등 화학무기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S가스는 인체에 작용할 경우 호흡곤란과 점막 자극, 피부 발진 등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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