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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 추가 동원' 주장에 러시아 "콘서트홀 테러 후 자진 입대 늘어"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약 30만명 병력을 추가 동원할 계획이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면서도 모스크바 콘서트홀 테러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자원입대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27일 러시아 트베리주 토르조크에 있는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국가센터를 방문해 군 조종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달 27일 러시아 트베리주 토르조크에 있는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국가센터를 방문해 군 조종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오는 6월 1일까지 30만명의 새로운 병력을 동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동영상 연설에서도 "우리는 러시아가 무엇을 준비하고 원하는지, 군대에서 군인을 모으려는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 독립 매체 뵤르스트카도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동원령을 선포하지 않은 채 약 30만명의 병력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매달 약 3만명의 군인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만명 동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9월 부분적 동원령을 내려 30만명을 징집했는데, 이 과정에서 젊은 남성들이 인접 국가로 탈출하는 등 민심이 동요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모스크바타임스에 "동원령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당국에선 여전히 공식 동원 발표를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발생한 이후 복수를 다짐하며 자원입대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는 성명에서 "올해 초부터 10만명 이상이 군과 계약해 복무에 들어갔는데, 지난 10일 동안에만 1만6000명이 계약을 체결해 그 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자원 입대가 크게 늘어난 데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대다수가 입대 면접에서 테러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복수하고 싶어서'라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방화로 144명이 숨졌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사건 직후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조직원이 이번 테러를 벌였다고 주장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새로 모집된 군인들이 지난해 9월 25일 키이우 인근 군사 기지에서 훈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새로 모집된 군인들이 지난해 9월 25일 키이우 인근 군사 기지에서 훈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일 징집 연령을 현행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2세 하향한다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남성은 18세 이상부터 자원입대가 가능하며, 25세부터 강제 동원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도 50만명 동원설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50만명을 더 동원할 필요는 없다"면서 "구체적인 동원 인원은 아직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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