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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급 막아야" 의대 수업재개 시작…학생들 돌아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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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25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25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2월부터 휴강 중인 의대들이 8일부터 수업을 재개한다.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일 대학가와 의료계에 따르면 경북대와 전북대는 이날부터 의대생들의 ‘의과대학 증원 반대’ 집단행동으로 차질을 빚고 있던 의대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집단행동은 2월 20일 시작 이후 8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뒤따를 예정이다. 가톨릭대와 가톨릭관동대는 오는 15일, 강원대는 22일에 의대 수업을 각각 시작하고 중앙대는 다음달 1일을 재개 날짜로 정했다.

전북대는 이날부터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병행해 의대 수업을 진행한다. 의대 재학생 665명 중 641명이 휴학계를 낸 전북대는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자 여러 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수업을 미뤄왔다.

전북대 관계자는 “학사일정을 조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의대도 이날 수업을 재개한다. 경북대 역시 개강을 미루게 될 경우 수업 일수를 정상적으로 채울 수 없다.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해진 최소 수업 일수를 채워야만 한다.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5월까지 넘어가게 되면 여름방학 없이 주간과 약간 모두 수업한다 해도 수업 시간을 채우기 어렵다.

고등교육법 등에 따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얻지 못한 의대는 졸업생이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다. 의학교육 평가인증 상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의대 수업이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할지는 불투명하다.

한 의대 학생회 대표는 “학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할 때 이미 유급을 충분히 감수했다”며 “이미 개강한 대학들도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 강의실에 없다. 지금과 상황이 크게 달라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수업 재개에도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집단 유급 사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되기 때문이다.

가천대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강의실이 아닌 곳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조처를 해둔 상황이다. 현장 복귀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수강 방법을 열어둔 것이다.

교육부가 전날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5~6일 5개 학교에서 10명이 추가로 휴학계를 제출했다. 정상적인 신청 절차 등 요건을 모두 갖춰 유효한 휴학 신청은 누적 1만 375건으로,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5.2%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 마지노선이) 턱밑까지 다가온 상황”이라며 “수업을 재개했는지 여부와, 재개하지 않았다면 언제 시작할 것인지 등을 이번 주에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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