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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尹 대통령∙전공의 대표,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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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가 7일 “의미있는 만남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의협과 교수, 전공의 등이 합동으로 총선 이후 합동 기자회견으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어, 내부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 시작에 앞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 시작에 앞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3시간에 걸친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 참석자들이 비공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 참석자들이 비공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협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에 “분열과 갈등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임현택 당선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발언에 대해서도 “주어가 없었기 때문에 해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임 당선인은 해당 만남 직후 페이스북에 영어로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라는 문장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약간의 오해는 있을 수 있지만 의협 비대위 안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대통령과 전공의 만남은 “긍정적이다”면서도 정부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2000명을 고집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공의 행정처분 절차 등을 아직 멈추지 않았다면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총리 발언과 대통령 담화는 ‘2000명을 증원을 고집하지 않겠다’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전공의 행정처분 절차는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총리・대통령) 말의 진정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요구는 ‘원점 재논의’란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의대 개강・전공의 처분 등 의료계에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며 정부의 신속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의료계에서 단일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와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생 등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아마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 위원장은 회의장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대통령과의 만남과 SNS에 올린 글의 의미 등에 관한 질의하자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만 답한 채 빠져나갔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만남 직후 개인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짤막한 글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한 탄핵 성명서가 도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 후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정부를 비판하는 별개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남아있는 응급의학 의료진과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양보는 없이 시간만 끌면서 복귀만 주장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의대 증원을 포함해 모든 의제를 백지화하고 의료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진정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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