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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불법대출·막말·아빠찬스…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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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3일 오전 안산시 SK브로드밴드 한빛방송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3일 오전 안산시 SK브로드밴드 한빛방송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양문석 딸 대출 전액 회수키로

김준혁, 박정희·김활란 막말 파문 확산 일로

더불어민주당 일부 총선 후보들의 의원 자격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강남 아파트 구입을 위해 대학생 딸을 사업자로 위장해 11억원을 대출받은 양문석(안산갑) 후보는 불법 정황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양 후보는 2021년 사업자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딸이 사업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물품 구매 내역서를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제출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조사해 보니 구매업체 내역에 이미 수년 전에 폐업한 업체가 포함돼 있었다. 또 일부 업체는 사업자 등록도 돼 있지 않아 유령업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양 후보 딸은 대출 이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으니 사업했을 리가 없다. 양 후보가 사업 증빙서류를 위조했을 것이란 세간의 추정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새마을금고 측은 양 후보 딸의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양 후보 문제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민주당 내에서조차 공천 취소 요구가 나왔던 양 후보다. 이번엔 불법 대출, 문서 위조 혐의로 처벌될 위기라니 과연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있겠는가.

김준혁(수원정) 후보의 막말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종군위안부와 성관계했다고 말한 게 드러나 뭇매를 맞던 차에,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 장교에게 학생들을 성상납했다는 발언까지 터져 이대와 여성계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공교롭게 김 후보가 막말한 유튜브는 2012년 총선 때 서울 노원갑에 출마했다가 ‘라이스 강간 살해’ 막말로 민주당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김용민씨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김준혁 후보는 결국 발언이 경솔했다고 사과했지만 이게 과연 사과로 끝낼 문제인가.

공영운(화성을) 후보는 아들에 이어 딸의 부동산까지 도마에 올랐다. 공 후보의 딸 부부는 지난해 10월 11억원의 대출을 받아 성수동 재개발 아파트를 22억원에 매입했다. 공 후보는 “(딸에게) 일부 증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딸이 아파트를 산 지 두 달 만에 인근 삼표 부지에 60층 복합건물 신축 계획이 발표됐다. 2017년 6월 공 후보가 성수동 땅(나중에 아들 증여)을 샀을 때 넉 달 뒤 삼표 성수공장 이전이 발표된 것과 유사하다. ‘아빠 찬스’의 결정판이라는 상대 측의 비판에 공 후보는 “영끌, 갭투자는 요즘 젊은이들도 많이 하는 것 아니냐”고 대응해 젊은층 사이에 논란을 확대시켰다.

불법 대출, 막말, 아빠 찬스는 민주당이 내세운 공정, 포용, 특권 철폐의 가치와 전혀 맞지 않는다. 결국 이들을 공천한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2012년 김용민씨 한 명의 문제가 막판 판세를 뒤흔든 것을 기억할 민주당이라면 지금이라도 문제 후보들의 공천을 재검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