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외교부 출신 차관설 인사 앞둔 외교부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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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청와대가 이르면 30일 단행할 외교부 차관 인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비(非)외교부 출신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내일(30일) 열릴 인사추천위원회의에 외교부 차관 후보로 현직 외교관을 포함해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 출신 인사 등 3명이 복수 후보로 추천됐다"며 "비외교부 출신이 차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후보군 중에서 행자부 행정관리국장과 정부혁신세계포럼 준비기획단장을 지낸 김호영 유엔 거버넌스센터 원장이 차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9월에 설립된 유엔본부 산하기구인 유엔 거버넌스센터 초대 원장에 공모해 임명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관 후보로 외부인 출신을 검토하는 이유는 고위공무원단 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려 기존 조직 내에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유엔을 포함한 다자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 2차관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소식이 외교부 내에 유포되면서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선 "도대체 외교관 출신이 아닌 인사가 차관으로 오는 이유가 뭐냐"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 초의 외교부 군기 잡기가 임기 말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외교부 1차관 후보로는 조중표 외교안보연구원장과 이규형 2차관(이상 외시 8회)을 복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환 1차관은 주요국 대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조 원장이 1차관에 임명될 경우 신임 외교안보연구원장에는 서주석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이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안보정책수석에는 윤병세 외교부 차관보가 사실상 내정된 단계다.

박승희.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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