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뒤 입소문 덕일까 여당 지지층 돌아선 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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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한양.세종 사이버대학 연합 총학생회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안국포럼 제공]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고공비행 중이다. 그의 지지율은 10월 추석 연휴와 북한 핵실험 속에 치솟기 시작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10%포인트 안팎의 차로 앞서 있다. "청계천 복원 등으로 얻은 '성과 누적형 경제 이미지' 때문"(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헌태 소장)이란 게 통설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색다른 분석도 나온다.

◆ 이 전 시장 지지 확산은 '명절 효과'?=이 전 시장 본인의 견해다. 최근 이 전 시장은 "추석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한 수도권의 내 지지자들이 박 전 대표에 우호적인 지방의 여론을 돌려놓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자신의 지지세가 추석 명절 기간 지방으로 전파됐다는 것이다. KSOI 김 소장은 "수도권의 이 전 시장 지지세가 영남 지역으로 퍼져 나간 데는 '명절 효과'가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동의했다.

실제 중앙일보의 11월 21일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25%포인트 정도 앞선 서울 지역은 9월 30일 조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9월 말 조사 때 이 전 시장이 15%포인트 이상 뒤졌던 영남에선 두 사람의 차이가 1%포인트(대구.경북)와 5%포인트(부산.경남) 차로 좁혀 들었다.

◆ 여당 지지층이 이명박 지지?=박 전 대표 측에서 주로 제기한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지지 성향이어서 결국은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란 취지다.

정치컨설팅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여당이 적절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과거 범여권 지지층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 소장은 "이 전 시장 지지세가 강한 40대 유권자 중 일부가 과거 열린 우리당을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0대 유권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측면이 커 실제로 지지를 철회할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에 대한 박 전 대표의 공세적인 행보가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을 주춤거리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이 전 시장의 내륙운하 구상을 "개인적 건설 계획안"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 전 시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민기획 박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최근 이 전 시장을 비판하는 등 공격적 모습을 보인 게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심 없는 이미지'를 흐트러지게 하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했다. 반면 김 소장은 "실제 여론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박 대표와 다르게 분석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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