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자동차 안전 좌석」국산화|부림 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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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안전띠 착용 등 자동차 안전 운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린이용 안전좌석의 국산화에 성공,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작은 회사가 있다.
서울 화곡5동 부림 산업(대표 권민수·52)이 바로 그곳이다.
『어른들의 옷이 아이들에게 맞지 않듯이 자동차에 붙어있는 안전띠는 아이들에게는 쓸모가 없습니다.』
권씨는 지난6월 당초 일본 등지에 수출함 목적으로 어린이보호장구 「그랑프리」를 개발했다. 그런데 때마침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6세 이하의 어린이도 보호장구를 쓰도록 규정, 국내에서도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그랑프리 어린이안전좌석은 현대자동차서비스 센터에 납품, 7백여 개를 판 것을 비롯해 그 동안 3천여 개가 팔려나갔다고.
『외제수입품에 비해 사용하기 편리하고 가볍고 안전하며 값도 싼 게 장점입니다.』
그랑프리제품은 압축 스티로폴을 주된 재료로써 무게가 3·6㎏으로 수입품의 절반정도다. 소비자 가격도 개당 8만8천원 선으로 l4만∼25만여원인 수입품보다 싸다. 쓰지 않을 때는 세 조각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해 덩치를 졸임으로써 운반·보관에 편리하게 만들었다.
『수입품은 자동차에 설치된 안전띠로 보호장구를 먼저 고정시킨 뒤 그 다음에 보호장구 자체 안전띠를 매도록 하고 있어 불편합니다. 그러나 그랑프리는 의자에 올려놓은 뒤 자동차 안전띠를 매도록 돼있어 훨씬 안전하고 편리합니다.』 공무원출신인 권씨는 81년 부림을 설립, 기계식 컨덴서·레귤레이터 등 자동차 부품을 납품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부품들이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줄어들자 어린이보호장구 등에 관심을 두었다.
그는 84년 처음으로 어린이보호장구를 만들었으나 워낙 일반인들의 관심이 없던 터라 실패했다. 89년 여름 서독에서 귀국한 외손자와 함께 들어온 보호장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랑프리 제품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나이와 체형에 따른 세 가지 모델을 더 만들고 장기적으론 유아·어린이용품 시장에도 뛰어들 생각입니다.』
월 평균 1만개 정도의 어린이안전좌석 생산설비를 갖춘 부림은 대리점 망이 제대로 갖춰질 내년 초부터는 한 달에 5천 개(4억4천 여만원)정도를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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