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금융사 친디아 시장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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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친디아라는 황금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국은 다음달 중순 외국계 은행에 대한 규제를 철폐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지점설립 제한으로 영업범위가 몇몇 대도시에 국한됐던 외국계 은행들의 지점 설립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의 인수합병(M&A)시장도 외국계 투자은행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이들은 인도의 M&A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제살깎아 먹기 식 수수료 인하 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다.

◇中 내달 외국계 은행 규제 철폐..무한 경쟁 돌입

올해 12월11일은 중국 금융 역사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중국은 5년전 WTO에 가입하면서 올해 말까지 국내외 은행에 대한 차별 규제를 폐지하고 외국계 은행의 영업을 자유화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규제 철폐안을 제시했으며 이번주 중에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금융 시장에 깊숙히 파고들지 못했다. 중국에는 70개가 넘는 외국계 은행이 진출했으나 지점수는 238개에 불과하다. 대출액도 중국 총 대출액의 0.6%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국계 은행들은 오래전부터 지점수를 늘리기 위해 규제가 철폐될 날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영국계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은 이번달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지방에 지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HSBC, 씨티그룹, ABN암로도 유사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 중국시장 장악 험난할 듯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우선 중국의 관료주의와 싸워야 한다. 이미 중국 전역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은행들과의 싸움도 힘겹다. 중국의 대표적인 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경우 지점수가 1만개가 넘는다.

은행 업계에서는 지점 수 확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HSBC 그룹은 향후 중국에 26개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 입장이다. HSBC 마이클 조저건 이사는 "인력수급 일정에 따라 지점 개설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역시 17개의 지점을 낼 계획이지만 시기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 은행 인사 담당 이사인 린다 다운스는 "중국에는 다양한 금융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도 M&A 열풍..다국적 투자은행 수수료 인하 경쟁

인도의 M&A 시장을 둘러싼 다국적 투자은행들 경쟁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씨티그룹 인도 책임자인 산자이 나야르는 "인도 M&A시장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며 "인도의 기업금융부문은 매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에는 차입을 통한 M&A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인도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모두 투자은행의 중간 역할이 필요한 일들이다.

하지만 투자은행들의 인도 진출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가다.

시장 조사기관은 딜로직에 따르면 올 한해 인도에 진출한 투자은행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3억달러로 추정된다. 올해 중국계 은행들이 홍콩 상장을 위해 지불한 수수료만 해도 8억2000만달러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액수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수수료 수입을 올린 금융회사는 씨티그룹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4월 릴라이언스 페트롤리엄의 18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와 이달 타타컨설턴시서비스의 2억100만달러짜리 블록 트레이드에 참여해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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