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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 선택인가 필수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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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권이균 공주대 교수·전 한국CCUS추진단장

권이균 공주대 교수·전 한국CCUS추진단장

지난 백만 년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CO2가 급격하게 배출된 것이 원인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CO2 배출 저감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량 축소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전환을 필두로 전기화, 에너지 효율 등 해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도 CO2 배출 저감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세계 최대의 CCS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호주 셰브론 고르곤 CCS 현장을 다녀왔다. CCS 기술은 완성되지 않은 기술 또는 경제성이 낮은 기술이라는 의구심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호주 셰브론 고르곤 CCS 프로젝트의 처리량은 연간 약 160만t에 달한다. 단일 프로젝트로 연간 약 160만t의 CO2를 감축하고 있는데, 완성되지 않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부 기술을 보완하면 연간 약 400만t 처리가 가능한 프로젝트가 현실에서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업용 CCS 프로젝트가 경제성 확보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대형화다. CCS 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따르는 사업이기 때문에 규모가 수백만 톤에서 천만 톤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경제성 확보다. 국제에너지기구 및 CO2CRC(호주국책연구기관) 등 권위있는 CCS 전문기관들은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2030년대를 넘어가면서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CCS 프로젝트들은 선진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호주는 포집한 CO2를 국가 간에 운송하여 저장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CCS에 대한 국제적 환경과 기업의 도입 의지가 빠르게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상업적 호주 셰브론 고르곤 CCS 프로젝트 현장에 있는 CCS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부터 운영까지 살펴보며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우리가 CCS 기술에 대한 논쟁을 하는 동안 세계 최고 기술력은 창의성과 현장성에 기반하여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었다.

CCS 기술은 검증된, 안전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며, 정부는 CCS 기술에 대해 즉시, 지속적으로, 대규모로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호주의 기업과 전문가들의 확신에 찬 주장을 지켜보면서, 신중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소극적이었던 나의 생각과 태도를 반성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확신을 갖고 CCS 사업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시작할 때이다.

비즈 칼럼 권이균 공주대 교수·전 한국CCUS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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