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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장애인 이동반경 넓혀준 버스요금 지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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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조형석 서울시 시각장애인연합회장

조형석 서울시 시각장애인연합회장

서울시는 지난 8월부터 장애인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6세 이상 모든 장애인에게 월 5만원까지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것인데, 정도가 심한 중증 장애인에게는 본인뿐만 아니라 동반보호자 1인까지도 버스요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장애인 버스요금 지원사업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서울시의 정책 기조 아래 장애인을 지역사회 일원으로 보고 이들의 이동권 보장을 통해 사회참여를 독려하기 위함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나 동반 보호자까지 버스요금을 지원해준다는 면에서 이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지난 10월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본 사업으로 8월과 9월 두 달 동안 10만5000여 명이 버스요금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서울시 장애인구 39만여 명 중 27%에 달하는 숫자이다. 금액으로는 23억81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적인 것 외에도, 장애를 가진 주변 지인들 또한 입을 모아 이동이 한결 편리해졌다고 이야기한다.

지인 A는 가까운 복지관에 가려 해도 교통비 때문에 주저했었는데 이제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경기·인천 환승요금까지 지원해주다 보니 부천 사는 친척 집에도 더 자주 방문한다고 전했다.

지인 B는 지하철은 무료지만 계단이 많아 불편해 유료인 택시나 버스를 종종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동반 보호자까지 버스요금을 지원해주는 덕분에 장애인활동지원사와 함께 버스로 편리하게 미술관을 방문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장애인의 지하철 무료 이용에 이어 버스요금 지원으로 이동 반경이 조금씩 넓어지고 일상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는 미약하나마 장애인의 사회참여로 이어질 것이다. 장애인의 사회참여는 개인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가치 있는 활동이다.

장애인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법률을 마련하고 승강편의 시설 설치, 저상버스 도입,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등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나아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애인을 배려하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편하지만은 않다. 더 많은 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좀 더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여유와 배려를 가져주길 바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버스정류장까지 갈 수 있는 점자블록 정비와 유도·안내시설 설치, 버스도착 안내방송을 조금 천천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형석  서울시 시각장애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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