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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한랭전선’인가, ‘한냉전선’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비와 눈이 내린 뒤 갑자기 추워졌다.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당분간 강한 추위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한랭전선(寒冷前線)이란 무거운 찬 공기가 가벼운 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그 아래를 파고들 때 생기는 경계면을 일컫는다. 한랭전선이 통과하면 찬 공기가 밀려들기 때문에 기온이 내려간다.

‘한랭전선’을 ‘한냉전선’이라 적으면 어떻게 될까? 인터넷에는 ‘한냉전선’이란 표기가 적잖이 올라 있다. 심지어 기사에서도 ‘한냉전선’이란 표현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한냉전선’이라 적으면 틀린 말이 된다. 단어 첫머리의 ‘ㄹ’은 두음법칙 적용으로 ‘ㄴ’으로 적지만 첫머리가 아닌 경우엔 본래 음대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즉 냉난방(冷煖房)·냉각(冷却)·냉정(冷情)처럼 ‘차가울 랭(冷)’이 단어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 ‘냉’이라 적는다. 하지만 한랭전선·고랭지(高冷地)·급랭(急冷)·온랭(溫冷)과 같이 단어의 첫머리가 아니면 본음대로 ‘랭’이라 표기해야 한다.

‘랭(冷)’자가 들어간 것뿐 아니라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대부분 단어가 마찬가지다. 연도(年度)·여자(女子)·노인(老人)·낙원(樂園) 등은 두음법칙에 따라 ‘해 년(年)’ ‘계집 녀(女)’ ‘늙을 로(老)’ ‘즐길 락(樂)’을 어두에서 각각 ‘연’ ‘여’ ‘노’ ‘낙’으로 적는다.

그러나 이들 역시 어두가 아닌 경우에는 연년생(年年生)·부녀자(婦女子)·촌로(村老)·희로애락(喜怒哀樂) 등처럼 원래 발음으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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