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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랫만’에 만난 친구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연말이 되니 송년회 약속이 줄을 잇는다. “오랫만에 반가운 동창들을 만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어릴 적 만났던 친구들은 오랫만에 보아도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 것만 같다” 등과 같은 모임 후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속 올라왔다.

‘오랫만’과 ‘오랜만’은 발음이 같아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오래’에 사이시옷을 붙여 ‘오랫만에’라고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오랜만에’가 바른 표현이다.

‘오랜만’은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를 의미하는 명사로, ‘오래간만’의 준말이다. ‘오래간만’의 ‘가’가 생략되고 줄어들어 ‘오랜만’이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오랜동안’과 ‘오랫동안’도 무엇이 맞는 표현인지 알쏭달쏭하다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때문에 오랜동안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 등처럼 ‘시간상으로 긴 동안’을 나타낼 때 ‘오랜동안’이라고 쓰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오랜동안’은 바르지 못한 표현이므로 ‘오랫동안’이라 써야 한다.

‘오랫동안’은 ‘오랜+동안’으로 이뤄진 형태가 아니라 ‘오래’와 ‘동안’이 만나 한 낱말로 굳어진 합성어다. ‘동안’의 ‘ㄷ’이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사이시옷을 넣어 ‘오랫동안’이라 쓰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오랜만’과 ‘오래간만’ ‘오랫동안’은 바른 표현이고, ‘오랫만’ ‘오랜동안’은 틀린 표현이므로 주의해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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