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궈 너무 비싸' 편견 깬 1만 매장 신화의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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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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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취안스후이 매장. 사진 바이두백과

귀취안스후이 매장. 사진 바이두백과

중국 훠궈(火鍋, 중국식 샤브샤브) 브랜드 궈취안스후이(鍋圈食匯, 이하 ‘궈취안’)가 4년 만에 1만 매장 돌파에 성공했다. 중국 대표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보다도 빠른 확장세다. 저렴한 가격과 지방 소도시 공략, 두 가지 면에서 중국 가성비 밀크티집 미쉐빙청(蜜雪冰城)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30억 위안(약 5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이어, 지난 11월 2일에는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이른바 ‘꽉찬 집’이라고 평가받는 중국 훠궈업계에서, 후발주자 궈취안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1. 반값으로 즐기는 ‘훠궈 한상’

사진 터우탸오신문

사진 터우탸오신문

궈취안은 지난 2017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설립됐다. 훠궈와 사오카오(燒烤, 중국식 꼬치구이) 재료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마트로, 훠궈 육수부터 각종 토핑, 소스, 훠궈 냄비에 이르기까지 식재료 및 도구 일체를 제공한다. 집에서 간편하게 ‘훠궈 한상’을 즐길 수 있도록 패키지를 배달하는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훠궈 너무 비싸.

최근 중국 현지에서는 훠궈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못 사 먹겠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1인당 100위안(약 1만 8000원)에 먹을 수 있는 훠궈 집은 거의 없으며, 200위안(약 3만 6000원)을 넘게 주고도 배부르게 먹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푸념한다.

궈취안은 이러한 상황을 전략적으로 파고들었다. 집안에서 훠궈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식재료부터 도구까지 전부를 문 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궈취안의 경우, 50-70위안(약 9000원-1만 2000원) 정도면 한 사람이 흡족하게 먹을 수 있다. 현지 하이디라오에서 1인당 평균 114위안 정도를 지불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저렴한 가격으로 훠궈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높은 가성비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궈취안의 탄탄한 공급망 덕분이다. 궈취안은 육가공, 완자, 훠궈 육수 재료 등 3대 식자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우 완자를 생산하는 공급업체에도 별도 투자했다. 2022년 연말 기준, 궈취안은 266개 식재료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재료별 전용 생산공장’체제로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저렴한 식자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식자재 품질 보장을 위해 운송은 전문 물류회사에 맡긴다.

궈취안의 성공 서사를 말할 때, 코로나 팬데믹 기간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집에 꼼짝없이 갇혀 있던 시절, 배달 전문 궈취안은 그 기세를 몰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궈취안의 바이두(百度) 검색량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오프라인 매장 수 증가 추세도 궈취안의 뜨거운 인기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다. 지난 2019년 만 해도 궈취안의 매장은 500곳을 겨우 넘겼을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발 이후인 2020년, 궈취안 매장은 4300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궈취안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3년 9월 26일 기준 궈취안의 매장은 9978곳으로, 계약 체결을 완료한 가맹점까지 포함하면 현재 총 1만 1000곳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부터 상장 전까지, 궈취안은 총 5번에 걸쳐 30억 위안의 투자를 유치했다. IDG캐피털, 자위캐피털(嘉禦資本), 우메이(物美) 등 주요 투자기관과 거물급 업체가 투자자로 손길을 내밀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재택경제’를 발판으로 기회를 잡은 후, 자본 시장의 러브콜을 받으며 매장 규모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 훠궈업계 ‘미쉐빙청’

현지 업계에서 궈취안은 훠궈업계 미쉐빙청이라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가성비 밀크티집 미췌빙청과 궈취안은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 소도시 공략, 가맹점 확장, 그리고 정저우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사실까지 동일하다. 미쉐빙청이 현지 차음료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1만 매장을 돌파한 것처럼, 궈취안은 훠궈업계에서 가장 먼저 1만 매장에 도달했다.

창립자 양밍차오. 사진 터우탸오신문

창립자 양밍차오. 사진 터우탸오신문

창립자 양밍차오(楊明超)는 궈취안 설립 이전 다수의 창업을 거쳤다. 2006년 포장마차를 시작으로 첫 포문을 열었고, 2013년에는 ‘술집에서 훠궈를 먹는 컨셉’으로 요식업 사업에 성공했다. 이후 정저우 일대에 그의 영업방식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였으며, 한때 매장 수가 1000개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약 10년 간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훠궈 식자재 공급으로 눈을 돌린다. 당초 양밍차오는 중소 규모 식당 위주로 식자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다 점차 훠궈 식자재 공급망의 경쟁우위를 활용해 B2C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마음먹는다.

2017년 1월, 지금의 궈취안의 첫번째 오프라인 매장은 이렇게 문을 열었다. 이후 궈취안은 훠궈와 관련한 식재료와 도구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특한 운영모델로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앞서 언급했듯, 궈취안은 미쉐빙청과 마찬가지로 지방 소도시부터 우선 공략에 나섰다. 주택가에 매장을 낸 다음, 2030 젊은 세대 및 가족단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궈취안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연말까지 현급시(縣級市)* 이하 매장의 비중이 전체의 43.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급시(縣級市): 중국의 행정구역은 ‘성(직할시, 자치구)-시(지급시)-현(현급시)-진-향’의 순서로 구분된다. 각각 한국의 ‘도(광역시)-시-군-읍-면’에 해당한다.

궈취안이 1만 매장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가맹비 0원’ 정책을 내세워 가맹점 수를 비약적으로 늘린 덕분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1441곳이었던 궈취안의 가맹점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지난 2022년 연말 기준, 궈취안의 전체 매장 수는 총 9221곳이며, 이 가운데 가맹점이 9216곳(직영점 5곳)으로 전체의 99.9%를 차지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궈취안. 사진 펑파이신문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궈취안. 사진 펑파이신문

한편, 궈취안(종목코드: 02517.HK)은 지난 11월 2일 홍콩거래소에 입성했다. 발행가는 주당 5.98홍콩달러(약1000원)였으며, 상장 첫날 주가는 상승 후 다시 하락하며 발행가와 동일하게 마감했다. 이날 기준, 궈취안의 시가총액은 107억 홍콩달러(약 1조 7800억 원)이다. 1만 매장을 최초 달성한 궈취안이 상장 후에도 훠궈업계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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