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대 병원 폐쇄…미숙아 포함 5명 전력 부족으로 사망

지난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앞에 피난민들이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가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IDF)의 공습 속에 폐쇄됐다. 인프라 파괴로 병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미숙아를 포함한 환자 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12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날 오전 알시파 병원이 어떤 의료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공습으로 인프라가 파괴되며 전력 부족을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시파 병원은 1946년부터 운영돼 온 700병상 규모의 가자지구 최대 병원으로,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에 있다. 이스라엘군이 한 달 넘게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 공격을 이어가면서 전력이 끊긴 가운데 일부나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병원 중 하나였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을 비롯한 가자지구 주요 병원에 하마스의 군사시설이 숨겨져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하마스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병원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절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날 민간 단체인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는 알시파 병원에서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이 중단돼 미숙아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 두 명을 포함해 병원 환자 5명이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한 채 숨졌다고 설명했다.

또 사망한 환자의 시신 100여 구가 매장지로 옮겨지지 못한 채 병원 단지 안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AFP통신은 하마스측 가자 보건부의 유세프 아부 리시 부장관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공급으로 알시파 병원 심장 병동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을 내고 알시파 병원과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하며 “의료진과 생명 유지 장치를 사용 중인 신생아들을 포함해 수많은 환자와 부상자, 병원 안 피란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IDF는 알시파 병원 측에 안전한 대피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IDF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오전 9시부터 7시간 동안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를 잇는 살라아딘 도로를 개방하겠다고 밝히며 “알시파 병원에서 알웨다 거리를 거쳐 살라아딘 도로에 도달해 가자지구 남쪽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안전한 경로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