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눈의 망막도 손상시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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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공해물질 중 하나로 중추신경장애는 물론 감각상실·근육위축 등의 직업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이황화탄소가 눈의 망막까지 크게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이의 예방에 특히 주의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고려대 의대 구로 병원의 허걸 교수(안과)팀은 지난 87년3월∼89년 말까지 이 병원에 온 서울시내의 한 비스코스레이온공장 근로자 2백 명을 대상으로 형광 안저촬영과 시야검사 등의 안과검진을 한 결과 25명(13%)에게서 이황화탄소에 의한 망막이상증세가 발견됐다는 것.
망막이상을 보인 근로자의 평균 근무연한은 12년5개월로 이 증세 중 혈관 벽에서 이상을 보이는 소출혈반이 가장 많아 56%를 차지했다.
또 당뇨병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과 같은 소출혈관류의 증세를 보인 환자도 36%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미세한 망막이상을 보였다.
한편 25명을 대상으로 시야 검사한 결과 5명에게서 주변의 시야가 정상인보다 위축돼 좁게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서 4분반맹(시야를 동·서·남·북으로 4등분했을 때 4분의1쪽이 잘 보이지 않음)증세와 중심부맹점(시야의 한가운데가 잘 보이지 않음)증세까지 있어 안구손상의 심각성을 더해주었다.
허 교수는 『이런 증세가 더욱 악화되면 시력을 잃게되는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예방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황화탄소는 공업용 용매로 비스코스레이온 인조견의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밖에 셀로판·고무·농약공장 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1851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급증해 급만성 중독에 의한 직업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액체는 휘발성이 아주 강해 작업실내에서 코를 통해 인체에 쉽게 흡입되며 처음에는 두통·현기증·피로감·기억감퇴의 증세를 보이다가 점차 중독이 되면 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과 중추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작업실내에서는 철저한 환기 등 예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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