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이사장 "의대 증원엔 동의한다....건보재정 지출은 늘어날 것"

정기석

정기석(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8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의사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건강보험 지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의 실패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 미국에서 의사가 모자라서 수입했는데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났다”면서 “숫자가 많아지니까 각자 벌어먹기 위해서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의사 숫자를 늘리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냐”는 질문에도 정 이사장은 “(효과가)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피부나 미용 의사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너무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필수의료 분야 보상을 강조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필수의료에 대한 원가 보존이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잘 이뤄진다면 필수의료를 하고 싶어 하는 의대 졸업생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여야 의원 대다수가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데 이의가 없고, 국민도 공감하고 있다. 필수의료에 낙수효과가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질의하자 그는 "저는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사람. 처음부터 숫자는 늘려야 한다고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는 응급의학 분야 등에 똑똑한 의사들이 가게 만들려면 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의사 숫자가 많아야 하고, (필수의료 분야로) 사람이 모여야 하고, 거기서 나온 의료사고나 분쟁에 대한 배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세 가지가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의 이런 설명에도 강 의원은 "필수의료에 대한 낙수효과가 미미하다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증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리는 게 맞다"고 답했다.

감염병 분야 전문가이자 의사인 정 이사장은 지난 7월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