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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軍 지상전 앞두고 블링컨·왕이 통화…美 “이란 개입 안돼” 中 “두 국가 해법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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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9일 베이징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완쪽) 미 국무장관이 왕이(오른쪽) 중국 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난 6월 19일 베이징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완쪽) 미 국무장관이 왕이(오른쪽) 중국 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외교 사령탑이 1시간가량 통화를 갖고 중동 문제의 해법을 논의했다. 중동 7개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에서 이란의 개입 방지를 강조했다. 반면 왕 위원은 이·팔 문제의 근본적 해법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건설이라며 “두 국가 해법” 실현을 촉구했다고 양국 외교 당국이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과 함께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비난하기 위한 미국 행정부의 집중적인 외교적 관여의 일환으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다시 강조했으며, 하마스는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다른 당사자들이 분쟁에 개입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다른 당사자는 지난 7일 하마스 공격의 배후 세력으로 지적되는 이란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 직후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리야드에서 아부다비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기자를 만나 “중동에서 갈등의 확산을 막는 것은 미·중 공동의 이익”이라며 “한 시간 가량의 ‘생산적인’ 통화”였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밀러 대변인은 “중국이 영향력을 사용한다면 유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달리 하마스를 직접 비난하지 않았다. 왕 위원은 “이·팔 갈등이 고조되면서 통제 불능의 위험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모든 방법을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100여 단어에 불과한 미국 측 발표문보다 많은 700자 분량으로 발표했다.

왕 위원은 “조속히 전쟁을 멈춰 인도주의적 재난이 가중되는 것을 피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인도주의적 국제법을 준수하고 인도주의 구호 채널을 가동하며 유엔이 국제적 컨센서스를 모으고 안보리는 마땅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출로는 ‘두 나라 해법’으로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립해 팔·이 양측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중국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두 나라 해법’을 통한 팔·이 문제 해결을 지지했다”며 “유엔이 정세를 완화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것을 지지했으며, 중국과도 소통과 협조 강화를 원했다”고 전했다.

왕이 “미·중 네거티브 리스트 축소 희망”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두 장관은 미·중 양자 관계도 논의했다. 왕 위원은 “양자 관계가 악화를 멈추고 안정을 도모하는 추세”라며 “화이트 리스트를 확대하고, 네거티브 리스트는 축소하며,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효과적으로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왕 위원과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는 이달 말 이후 각각 미국을 방문해 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 계기로 추진 중인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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