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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도청 나갔다…'오송 참사' 전날 충북지사 회의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교홍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김교홍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14명이 숨진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지하차도) 참사 관련 충북도가 사고 전날 김영환 지사의 재난종합상황실 심야 방문을 회의로 둔갑시켰단 의혹이 제기됐다.

참사 전날 긴급회의 열었다지만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충북도로부터 제출받은 ‘호우대처 상황 긴급 점검회의 결과보고’에 따르면 당시 회의는 7월 14일 오후 11시 개최한 것으로 나와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나기 하루 전이다. 회의는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국가지도통신망을 활용한 영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주재자는 김 지사로 돼 있다. 참석자는 11개 시·군과 자연재난과, 23개 협업부서 등 모두 38명이었다.

김 지사는 이날 집중호우 비상 2·3단계 때 서울서 도정현안과 관련한 전문가를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충북도청사 입구 차단기 출입 기록을 보면, 김 지사가 만찬 중간 관용차를 타고 도청으로 복귀한 시간이 14일 오후 10시51분이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오후 11시5분 도청을 빠져나갔다. 회의시간은 10분이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 모습. 연합뉴스

긴급 점검회의 결과 보고서에서 김 지사는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 비장한 각오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임. (중략)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바람. (중략) 전체적인 물관리에 대해 통합적 시각으로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후략)’라고 강조했다.

임호선 "허위 회의" 주장 

하지만 임 의원은 이날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장에서 김 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당시 회의 기록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임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확인해보니 이날 충북도가 국가지도통신망을 활용해 진행한 영상회의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또 “11개 시·군 관계자도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장에 증인 출석한 이범석 충북 청주시장은 당일 오후 9시 집에 있었다.

임 의원에 따르면 14일 긴급 점검회의 결과보고는 나흘 뒤인 18일 작성됐다. 임 의원이 별도로 확보한 녹취록을 보면, 회의 내용도 긴급 점검 회의 결과 보고서와 다르다. 녹취록에서 김 지사는 예상 강우량과 수위 등을 물었다.

임 의원은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 사실 14일에 회의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난종합상황실 근무자를 위문하기 위한) 방문 수준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1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에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지난 7월 14일 23시에 호우대처 상황 회의를 했다"며 관련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환 충북지사가 1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에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지난 7월 14일 23시에 호우대처 상황 회의를 했다"며 관련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환 "엄청난 가짜뉴스" 반박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엄청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당시 14일 회의 관련 영상과 녹취록이 다 있다. 제출하겠다”며 “기재 착오, 실무자 착오(로 자료가 국회요구 자료로 잘못 제출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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