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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기업 더 때린 고금리·고물가…美 당기순이익 늘때 68%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상반기 고금리·고물가 등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미국 100대 기업보다 한국 100대 기업에 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 표지석. 연합뉴스

한경협 표지석.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대 비금융 기업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시총 100대 비금융 기업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을 비교해 그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100대 기업은 사업 규모를 나타내는 매출은 물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도 미국 100대 기업에 크게 못 미쳤다.

먼저 미국 100대 기업 총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3조7828억달러(약 5055조7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8720억달러(약 5174조9000억원)로 2.4% 증가했다. 반면, 한국 100대 기업 총매출은 7444억달러(994조9000억원)에서 7463억달러(약 997조4000억원)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국과 한국의 100대 기업 모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줄었지만 양쪽의 감소 폭 차이가 컸다. 미국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6643억달러(약 887조8000억원)에서 6385억달러(약 853조3000억원)로 1년 새 3.9% 감소한 반면 한국 100대 기업 영업이익 총액은 678억달러(약 90조6000억원)에서 248억달러(약 33조1000억원)로 63.4%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미국 100대 기업의 경우 3.2% 소폭 증가했지만 한국 100대 기업은 68.0%라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IT·에너지 실적 악화 

한경협은 반도체를 포함한 IT 분야와 에너지 등 한국 주력 산업의 부진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IT 기업의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총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3%, 4.8%, 4.4% 감소했으나 한국 IT 기업은 각각 21.5%, 113.0%, 109.4% 급감했다.

특히 미국 100대 기업 중 경영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에너지 분야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총액 감소 폭은 모두 20% 내외였지만 한국 에너지 대기업들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82.0%, 100.6% 줄며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한경협은 “미국에 비해 한국 대기업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나타낸다”며 “보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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