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이 임진왜란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삶과 고뇌를 담은 신작 ‘순신’을 오는 11월 7~2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한다. 연출가 이지나, 음악감독 김문정, 소리꾼 이자람, 무대미술가 오필영 등 정상급 창작진이 뭉쳤다.
작창을 맡은 이자람은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벽가’에 비견해볼 만한 대전(大戰) 판소리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순신의 해전 판소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8년 전 이지나 연출이 이순신 뮤지컬을 제안받고 이자람과 구상하다 무산됐는데, 이번에 되살리게 됐다.
‘순신’은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 속 40여 개 꿈 이야기에 주목했다. 이지나 연출은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이 굉장히 꿈을 많이 꾼 사람이다. 고통과 희로애락이 농축돼있고 예지몽도 많았다. 그 꿈에 상상을 보태 임진왜란 상황과 엮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역을 서울예술단 무용수 형남희가 맡아 춤·움직임 등 육체 표현을 극대화했다. 이지나 연출은 “순신의 대사는 몇 마디 되지 않는다”며 “‘순신’의 내면을 말해주는 역할은 이자람이 맡는 ‘무인’ 캐릭터(소리꾼 겸 해설자), 고대 희랍극에서 차용한 코러스들이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인 역은 서울예술단원 윤제원과 더블캐스트다.
명량·한산·노량 등 주요 해전 장면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춘 전통 판소리와 사물, 피아노 선율과 합창이 어우러진다. 작곡을 맡은 김문정은 “판소리와 어우러지는 유기적인 (현대 뮤지컬) 음악을 연구하고 있다. 퍼즐처럼 맞춰가는 과정”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