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치러지는 민주당 새 원내대표 경선에 4선의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이 출마한다. 네 의원 모두 범친명계로 분류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비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임한 지 닷새 만에 열린다. 지난 21일 체포동의안 통과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명계는 박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끈질기게 요구했고, 이에 박 전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는 밤 11시 30분쯤 “표결 결과가 지도부의 설득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총사퇴했다.
여기에 24일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비명계는 고민정 최고위원만이 남게 됐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친명 일색’ 지도부를 꾸리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네 의원도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당내 강성 기류에 힘을 실었다.
이른바 ‘86세대’ 가운데 가장 처음 정치권에 진출한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15·16·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선명하고 강력한 민주당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가 아니면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여성운동가 출신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병)은 19대 국회에 입성해 내리 3선을 지냈다. 2016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남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주로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4선의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을)은 문재인 정부 집권 첫해인 2017~2018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전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경선에 다시 나서는 것이다. 그는 2021년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장이다. 우 의원은 애초 하마평에 오르지 않다가 막판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전날 후보 등록을 한 홍익표 의원(서울 중·성동갑)은 당 수석대변인과 민주연구원장,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강남 지역에 40% 이상을 획득할 기반을 만들겠다”며 민주당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홍 의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석차 중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으며, 25일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