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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등산객 시신' 사진 걸어놨던 설악산…논란 커지자 "철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설악산 국립공원 측은 18일 논란이 된 안내판을 철거하고 새로운 안내판(오른쪽)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사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설악산 국립공원 측은 18일 논란이 된 안내판을 철거하고 새로운 안내판(오른쪽)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사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설악산 국립공원이 출입금지구역을 알리는 안내판에 추락사한 등산객의 시신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되자 해당 안내판을 철거하고 새로운 안내판을 설치했다. 다만 국립공원 측 관계자는 “출입금지구역임을 여러 번 안내해도 불법 산행으로 인한 부상·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8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설악산 토왕성폭포 인근 산길에는 ‘출입금지구역’ 안내판이 설치됐다. 안내판에는 ‘잠깐, 이래도 가셔야 하겠습니까’라는 경고문과 함께 추락사 사고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2장이 담겼다. 문제가 된 것은 경고 문구 아래 배치된 이 사진들이었는데 추락한 등산객 시신이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채 사용됐다.

누리꾼들은 “좋은 말로 하면 말을 안 들으니 저렇게라도 하는 것 아니냐” “담뱃갑 사진에 폐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나가는 것과 같다” 등 적절한 경고라는 반응과 “아이들도 다 볼텐데 과한 예방법이다” “유족의 동의는 구한 것이냐” 등 반응으로 나뉘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매년 불법 산행으로 인한 사망·부상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출입금지 위반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산행을 시도하더라도 안전사고에 있어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사고 사진을 넣었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된 안내판은 2차 경고문으로 해당 지점에 도달하기 전 ‘출입금지구역 입구’에는 차단 시설과 함께 사망사고 구역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차단시설을 통과해 능선길을 더 올라가야만 해당 안내판이 나오기 때문에 허가자 외 일반 탐방객은 평소 다니는 산행로에서 접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안내를 무시한 채 차단 시설을 넘어 등산을 하는 이용객이 많았다”는 게 국립공원 측 설명이다.

설악산 토왕성폭포 인근 산길 '출입금지구역 입구'에 설치된 1차 안내판과 차단시설. 사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설악산 토왕성폭포 인근 산길 '출입금지구역 입구'에 설치된 1차 안내판과 차단시설. 사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실제 지난해에만 해당 출입금지구역에선 사망사고 1건과 다수의 부상 사고가 발생했다. 2018~2022년 설악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총 25건으로 북한산(19), 지리산(8), 덕유산(4) 등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많은 편이었는데 절반 이상이 ‘불법산행’으로 인한 사망사고였다.

국립공원 측은 중앙일보에 “불법산행 단속 업무 시 혐오스러운 안내판을 보고 산행을 포기하는 탐방객을 현장에서 만나기도 했다”며 “다만 안내판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진 점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현재는 안내판을 철거하고 새로운 안내판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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