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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청소년 16명, 주 정부 이겼다…"화석연료 허용해 기후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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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제기한 청소년들이 지난 6월 12일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 있는 루이스 앤드 클라크 카운티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들이 지난 6월 12일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 있는 루이스 앤드 클라크 카운티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청소년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하면서 화석연료정책에 대한 주(州)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제기돼왔으나 실제 재판까지 진행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몬태나주(州) 캐시 시엘리 판사는 14일(현지시간) 청소년 16명이 주 정부가 화석연료 정책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개선하는 데 실패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시엘리 판사는 몬태나주의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요인임이 입증됐으며 이는 원고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봤다.

판사는 또 원고들이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화석 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할 때 기후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국가기관 정책은 주 헌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원고 16명은 2세에서 18세이던 지난 2020년 몬태나주가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도록 개정한 주 헌법을 위반하고 석탄이나 천연가스 생산과 같은 프로젝트를 허용하면서 기후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증언대에 올라 기후 변화로 인해 얼음에 덮인 산과 호수가 있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가 줄어들고 산불 시즌이 길어지는 등 이미 몬태나주 전역에서 기후 온난화의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 대표 리키 헬드(22)는 ”가뭄으로 인해 가족 목장의 소가 죽어가거나 말라갔으며 산불로 인해 하늘에서 재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몬태나주는 석탄·석유·천연가스의 주요 생산국인 동시에 화석연료 운송에 필요한 파이프라인과 기타 인프라의 중심지다.

주 정부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주 정부 측은 그동안 “몬태나주의 탄소 배출량은 극히 적고, 기후변화는 세계적 문제로 몬태나주의 역할은 미미하다”며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소송을 청소년들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이번 판결은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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