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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에 올 시즌 첫 홈런…‘가을의 전설’ 시동 건 정수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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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가을만 되면 유독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미스터 옥토버’ 프로야구 두산 정수빈. [연합뉴스]

가을만 되면 유독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미스터 옥토버’ 프로야구 두산 정수빈.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정수빈(32)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미스터 옥토버(Mr. October·10월의 사나이)’다. 이는 찬바람이 부는 가을야구 시즌에 유독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 붙는 별칭이다. 그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296으로 정규시즌 통산 타율(0.279)을 웃돈다. 특히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은 0.319에 달한다.

숫자로 표현하기 힘든 존재감은 더 크다. 포스트시즌에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수퍼 캐치’를 여러 차례 해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선 손가락을 다치고도 테이핑을 한 채 그라운드를 누비는 투혼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그해 우승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까지 터트려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부상으로 정규시즌 내내 부진했던 2019년에도 가을야구는 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75, 출루율 0.500으로 맹활약했다. 2021년엔 두 번의 다이빙 캐치와 만루 싹쓸이 3루타로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앞장섰다. 두산 팬들은 그에게 ‘봄여름수빈겨울’, ‘정가영(정수빈이 가을 영웅)’ 등의 애칭을 붙였다.

올해도 ‘가을’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입추(立秋)를 맞은 지난 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올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했다. 지난해 10월 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0개월 여 만에 나온 한 방이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정수빈이 15시즌 동안 때려낸 홈런은 총 31개다. 그 보기 드문 장면이 때마침 가을의 문턱에 등장했다. 선수 자신조차 “생각지도 못했다”며 쑥스러워했을 정도다.

두산은 지난해 9위로 처져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초대 받지 못했다. 정수빈 또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기회를 잃었다. 올해는 다르다. 두산은 NC 다이노스, KT 위즈와 함께 치열한 3위 쟁탈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수빈도 리드오프로서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을에 좋은 기억이 많다. 팬들의 기대감이 큰 것도 잘 안다”고 언급한 그는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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