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잼버리 K팝 콘서트에 공공기관 직원 1000명 차출

정부가 11일 열리는 ‘잼버리 폐영식 및 K-POP 콘서트’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직원 1000명을 동원한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잼버리 대원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까지 인솔하는 역할을 맡긴다. 4만여명의 대원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인력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40개 공공기관서 최대 40명 차출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전날 기재부에 공공기관 인력 1000명을 K팝 콘서트 지원을 위해 동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한국마사회·한국전력·한국공항공사 등 40개 공공기관에 지원을 주문했다. 기관 규모에 따라 10~40명의 인력을 차출해달라는 게 정부 요구다.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8일 오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태운 버스들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지를 떠나고 있다. 뉴스1

기재부는 서울·경기·충북·충남·전북·세종에 위치한 공공기관을 선별했다. 해당 지역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흩어져 있어서다. 차출된 공공기관 직원은 대원들이 탄 버스 1대당 1명씩 배치된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까지 버스를 타고 가고, 자리까지 인솔한다. 콘서트를 함께 관람한 뒤 귀가하는 버스에 대원들이 무사히 탈 수 있도록 이끄는 것까지가 역할이다.

“금요일에 강제 동원” 일부 반발도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기업에선 반발이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금요일 밤에 공공기관 직원을 강제로 동원하는 게 말이 되냐”, “공공기관은 공무원이 아니지 않으냐”는 등의 불만이 쇄도했다. 반면 “K팝 콘서트를 볼 기회지 않느냐”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기재부는 공공기관과 상의해 기관별 인력 지원 수요를 정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잼버리 관련 업무부담이 상당한 상황이고, 현실적으로 민간에서 급히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며 “출장과 경비 처리를 모두 해주고 콘서트 관람까지 가능하다 보니, 일부 비판과 달리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많다”라고 말했다. 잼버리지원특별법엔 조직위가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