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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서도 고양이 AI 의심 사례…당국 “길고양이 접촉 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서울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지 나흘 만인 29일 관악구에서도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 관악구의 한 사설 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이던 고양이 중 총 네 마리에서 H5형 AI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동물병원에서 폐사했고, 세 마리는 살아있다. 이 고양이들이 감염된 게 고병원성인 H5N1형인지까지 확인하려면 2~3일 추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H5N1형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2003년부터 집계한 결과 해외에선 인체 감염 876건이 보고돼 있다. 송대섭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조류에서 포유류로 감염되고, 그 포유류로부터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감염된 조류에 사람이 직접 접촉해서 (다른 사람으로 전파하지 않고) 본인만 감염된 사례만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와 자치구가 운영 중인 동물보호시설 19곳의 개·고양이 102마리를 대상으로 AI 전수 검사를 벌여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자발적 신고가 없으면 민간 시설에 대해선 현황 파악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4월 27일 개정 동물보호법은 개·고양이를 20마리 이상 관리하는 민간 동물 보호시설의 경우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3년의 유예 기간을 줬다. 이날까지 서울시가 조사 협조 요청을 한 20여곳의 민간 시설 중 7~8곳은 서울시 조사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보건 당국은 조류의 분변과 접촉하기 쉬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고양이를 만지는 것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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