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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개딸공격 중단, 마음대로 안돼” 이낙연 “더 노력해야” 재차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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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석한 윤영찬 의원, 이 대표, 이 전 대표, 김영진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석한 윤영찬 의원, 이 대표, 이 전 대표, 김영진 의원.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의 비명계 공격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30일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당일 만찬 뒤 “지금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는 이 전 대표 발언을 전한 바 있다.

30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 같은 이 전 대표의 개딸 공격 중단 요구에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데도 마음대로 잘 안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이 전 대표가 “그래도 (이 대표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강한 톤으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민주당은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이라는 국민적 시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훼손됐다”며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도덕성·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했다. 반면에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많이 도와 달라”며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중앙일보에 “이 전 대표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언급한 것은 강성 지지층에 기반한 이 대표의 ‘팬덤 정치’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본인이 정당 생활을 해 온 이래 가장 당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우려를 이 전 대표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대선 이후 사실상 처음이어서 향후 계파 갈등의 가늠자일 수 있다. 일단 당내에선 “두 사람의 강조점은 달랐지만 내년 총선 승리가 민주당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 만큼 공멸을 피하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당 혁신위가 8월 말께 제안할 예정인 내년 총선 공천 혁신안이 뇌관이 될 수 있다. 개딸들이 ▶3선 이상 경선 득표 50% 감산 페널티 ▶현역의원 평가에 권리당원 투표 50% 반영 등 비명계 물갈이를 겨냥한 ‘수박깨기’ 공천룰을 청원하는 상황이어서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경우에도 이 대표 퇴진 요구 등으로 갈등이 다시 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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