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버디 … 또 꼴찌 탈락 미셸 위 "매우 비참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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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7.한국 이름 위성미.사진)가 무너지고 있다.

미셸 위는 24일 일본 고치의 구로시오 골프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 오픈 2라운드에서 8오버파 80타를 쳤다. 2라운드 합계 17오버파로 102명 중 101위로 컷 탈락했다. 최하위는 아마추어 선수여서 프로 중에서는 미셸 위가 꼴찌다. 1위와는 27타, 컷 통과선과는 17타, 100위와는 6타 차가 났다. 남자 3개 대회 연속 꼴찌다. 미셸 위는 열다섯 살이던 2004년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1타 차로 아깝게 탈락해 남자 대회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지만 요즘은 그런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 대회는 코스가 쉬운 편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바람에 한 타 차로 컷 탈락했는데 올해는 36홀 동안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그래도 여자 선수 중에서는 정상급이었는데 남자 대회에 출전해 무리하면서 수렁에 빠지고 있다.

드라이버만 잡으면 겁이 나고 훅과 슬라이스를 반복하는 '드라이버 입스' 현상이 나타났다.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는 인상이다. '남성의 벽을 넘을 유일한 여성'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10대 최고 스타가 3연속 꼴찌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전 두 대회에서 최하위를 하고도 "나는 잘하고 있다"며 당당했던 미셸 위였지만 이번에는 "매우 비참하다"며 조금 후퇴했다. 그러나 '남자 대회 출전 포기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히 거부했다. "전혀 아니다. 나는 평소에 이렇게 경기하지 않는다. 남자와의 경기에서 많은 걸 배운다"고 말했다.

미셸 위는 스폰서들과의 계약에 남자 대회 출전 조건이 있다고 알려졌다. '1000만 달러'의 소녀라는 그의 애칭만 한 돈이 남자 대회 출전에 걸려 있을 수도 있다. 남자 대회에 나갈 수도 없고, 안 나갈 수도 없는 괴로운 상황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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