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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뱅크런’의 우리말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얼마 전 미국의 한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해 순식간에 은행이 파산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 은행에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났으나 가까스로 수습됐다. 그렇다면 ‘뱅크런’이란 뭘까?

뱅크런(bankrun)은 은행을 뜻하는 ‘bank’와 ‘뛰다’를 뜻하는 ‘run’이 합쳐진 말이다. 글자 그대로 은행을 향해 뛴다는 얘기다. 왜 이렇게 뛰는 것일까? 내 돈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남보다 빨리 가서 돈을 찾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에게 돌려줄 현금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돌면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난다. 이러한 소문은 이용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듦으로써 과도한 자금 유출이 발생한다. 국립국어원은 ‘뱅크런’의 쉬운 우리말로 ‘예금인출사태’를 선정한 바 있다.

요즘은 모두가 통장을 들고 뛰어갈 필요는 없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통해서도 돈을 다른 은행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긴 신조어가 ‘뱅크탭’이다. 뱅크탭(banktap)은 ‘bank’와 ‘두드리다’는 뜻의 ‘탭(tap)’으로 이뤄진 용어다. 손가락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예금을 빼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뱅크탭 때문에 미국의 그 은행은 36시간 만에 파산했다고 한다.

이처럼 예금자가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은행이 지급준비금 부족으로 예금 지급을 할 수 없게 되는 사태를 ‘뱅크러시(bank rush)’라 부르기도 한다. 은행과 관련한 용어로는 ‘뱅크럽시(bankruptcy)’도 있다.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는 지급 불능 사태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파산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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