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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론' 이주호 "나도 전문가이지만 尹한테 입시 배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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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난이도 관련 발언을 전했다가 엄중 경고를 받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대통령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이날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대통령은 일찍이 (‘킬러 문항’ 등의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교육부가 관성적으로 대응해 근본적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 같다”며 “교육부 수장인 제 책임이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수능과 관련해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그 외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쉬운 수능’이란 관측이 이어지자 대통령실은 하루 뒤인 16일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쉬운 수능·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며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대학교수도 풀지 못할 정도로 문제를 내고 그런 사례가 많았다”며 “이런 것은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대통령을 ‘수능 전문가’라고 치켜세운 그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입시 관련 수사를 한 경험이 있다”며 “(대통령이) 입시에 대해 수도 없이 연구하고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전문가이지만 (대통령에게) 제가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을 입시) 문외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 장관의 ‘경질론’이 나온다는 지적엔 “그건 인사권자의 권한”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최선을 다해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것이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질문엔 “교육부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6일 수능을 150여일 앞둔 시점에 이번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자 대학입시 담당 국장을 경질했다. 이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의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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