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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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나는 마흔이 넘었고, 여전히 꿈을 버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마흔 개의 다리가 달린 개미처럼 쳐다본다. 그런 존재는 있을 수 없다는 듯이. (…)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를 두 다리로 걸었다. 그러는 동안 주머니 속 마흔 개의 다리가 나를 계속 걷어찼다.

이서수 소설집 『젊은 근희의 행진』에서. 그의 소설에는 불안한 청춘이 여럿 등장한다. 주거와 고용 불안으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는 젊은이들은 꿈을 버리고 생존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