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 웃돈 "우수수 떨어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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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0.29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재건축 대상 아파트뿐 아니라 아파트분양권 웃돈도 급락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양도세 강화 발표 때문으로, 입주가 임박한 일부 아파트 중에는 잔금 마련이 어려운 매도자들까지 몰리면서 웃돈이 빠지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는 거의 없어 거래는 실종됐다. 이달 입주하는 서울 강동구 길동 LG강동자이는 10.29 대책 이후 호가가 1천만~2천만원 빠졌지만 매수세가 전혀 없다. 역시 이달 입주하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금호베스트빌도 최근 2천만~3천만원이 떨어졌다. 이 아파트 39평형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5억원까지 거래됐지만 로열층이 4억7천만원에 나와도 거래가 된다.

인근 삼성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도자 위주의 시장이었는데 10.29 대책 이후 매수자 위주로 상황이 역전됐다.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들이 입주가 시작되면 주택 수에 산정되기 때문에 그 전에 팔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입주시기가 남아 있는 분양권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2004년 9월 입주)의 경우 매물이 크게 늘면서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 인근 롯데공인중개사무소 강은경 실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깎아봤자 5백만원 선인데, 지금은 매수자만 나타난다면 4천만~5천만원까지도 조정해 주겠다는 매도자도 있다"며 "1가구 다주택자들이 세금과 2차 후속대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내놓는 물건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화성 동탄신도시 인근의 분양권 웃돈도 최근 20~30% 이상 빠졌다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동탄씨티공인중개사무소 김은경 사장은 "신일해피트리나 신미주후레쉬 등 분양권은 평균 2천5백만원선이던 웃돈이 10.29 대책 후 1천5백만~1천8백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시세차익을 보려고 투자했던 사람들이 등기하기를 꺼리고 있어 가격이 더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이 거의 없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분양권 값도 무너질 조짐이다.

ERA팰리스부동산 허승창 부장은 "매물이 귀하던 타워팰리스 3차나 아카데미스위트 등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직 값이 떨어진 채 거래된 것은 아니지만 매수 대기자들도 사라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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