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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네스코 6년만에 복귀한다…중국 견제 차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국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복귀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탈퇴한 이후 6년 만의 ‘컴백’이다. 한때 분담금 1위였던 미국이 빠진 사이 유네스코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국이 7월 재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고 193개 회원국에 알렸다. 미국과 유네스코는 그간 분담금 납부를 포함, 이사회 복귀까지 아우르는 재가입 시나리오를 놓고 장시간 물밑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네스코의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였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해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에 가입하자 유네스코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유네스코를 반(反)이스라엘 성향의 기구로 지목하며 2017년 10월 전격 탈퇴했다. 이스라엘도 미국과 동반 탈퇴를 감행해 외교가에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양국은 유네스코가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비난하고 이 지역을 ‘팔레스타인 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한 것을 탈퇴 구실로 삼았다.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며 “계속해서 유네스코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은 미국의 자금 공백을 메우며 영향력을 키웠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분담률은 19.7%로 1위다. 2위 일본(10.4%), 3위 독일(7.9%)과 격차도 크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네스코 복귀 후 오는 11월 예정된 선거에서 이사국에 선출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서방 국가들 사이에선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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