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평창대관령음악제 양성원 예술감독 “평창에서 들으면 다릅니다”

중앙일보

입력

올해 20주년을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제4대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양성원. 양 감독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중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평창대관령음악제

올해 20주년을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제4대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양성원. 양 감독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중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평창대관령음악제

대표적인 여름음악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0주년을 맞았다.
다음달 26일부터 8월 5일까지 11일간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대관령 야외공연장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자연(Nature)’.
새로운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양성원(55)이 진두지휘한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양성원은 “해외에서 음악축제를 주도하고 출연도 했지만 ‘감독’이란 명칭에 많은 책임을 느낀다”며 “음악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중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성원은 축제에 익숙하다. 오원 장승업의 이름을 따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트로세와 ‘트리오 오원’을 결성해 2011년부터 페스티벌 오원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프랑스 본(Beaune)에서 실내악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하지만 축제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했다.
강효, 정명화·정경화 자매, 손열음에 이어 제4대 예술감독이 된 양 감독은 “무엇이 가능한지와 아닌지를 나누고 5주 동안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아쉬움이 있기에 내년과 내후년 축제는 더 잘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워진 재정 상태를 솔직히 설명하고 초청하니 대부분 수락했다”며 “슈퍼스타를 거액으로 모셔와 축제를 하는 건 좋은 방법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주제 ‘자연(Nature)’은 제1회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주제였던 ‘자연의 영감(Nature’s Inspiration)’에서 왔다. 초심을 돌아보며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생각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개막공연), 메시앙 ‘새의 카탈로그’, 야나체크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에서’(7/28, 로데릭 채드윅), 비발디 ‘사계’(7/27, 기욤 쉬트르, 키이우 비르투오지), 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폐막공연),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7/30, 정주영 지휘 원주시향)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개막공연은 7월 26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경기필이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1·4곡으로 문을 열고 양성원(첼로)·양인모(바이올린)·윤홍천(피아노)이 베토벤 3중협주곡을 협연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이 대미를 장식한다.
8월 5일 폐막공연에서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과 베토벤 교향곡 4번을 지휘한다. 2부에서는 양성원이 지휘봉을 잡고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최하영이 1악장,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 미치아키 우에노가 2·3악장을 협연한다.
전쟁으로 고국을 떠나 이탈리아에서 활동중인 우크라이나 현악 오케스트라인 키이우 비르투오지가 축제 기간 중 DMZ를 방문해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양 감독은 “음악제가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많은 분들이 예술의 아름다움으로 삶을 장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평창에서 들으면 다르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곡들도 다르게 다가온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류태형 객원기자·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