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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출두’ 송영길, 중앙지검 현관서 회견만 하고 귀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검찰과 상의 없이 출두했으나, 청사 출입이 거절된 채 규탄 기자회견만 열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9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 앞으로 들어섰다가 출입이 거절되자 10여 분 만에 청사를 다시 빠져나왔다. 그는 현관 앞에서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를 ‘정치적 기획 수사’ ‘이중 별건 수사’ 등으로 규정하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돈봉투 살포 자체가 없었는지, 살포 행위가 있었지만 몰랐던 건지’를 묻자 송 전 대표는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당초 검찰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서면 진술서를 내고 가면 된다”고 했지만, 송 전 대표는 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 검찰 간부는 “송 전 대표가 정치쇼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 행보가 “황당하다”거나 당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본인 입장에서 흔쾌하게 밝힐 게 아니면 로키(low-key)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가 할 일은 꼼수 출두 쇼가 아니라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나 한 명으로 퉁치자’는 식으로 사법 거래를 시도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돈봉투 의혹 관련자를 향한 민주당 지도부의 탈당 압박도 본격화됐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 의원들이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 의원에게 “탈당을 먼저 결단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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