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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뇨 1500만명 시대…혈당 상승 주범 밥, 제대로 먹는 법 [쿠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금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언제든지 병으로 넘어갈 수 있는 30세 이상 당뇨병 전단계 인구가 1500만 명이에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이때, 이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위험한 상태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건강과 질병 사이, 그 애매한 상태를 그레이존(Gray zone 회색지대)이라고 부른다. 관리만 잘하면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여지가 있는 상태다. 아주대학교병원 영양팀 이지현 팀장이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대한당뇨병학회가 공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당뇨병 인구는 570만 명, 당뇨 위험 판정을 받은 당뇨병 전단계(이하 전당뇨) 인구는 1500만명에 달한다. 특히 30세 이상 전당뇨 유병률은 2019년 14.5%에서 1년 만에 2.2% 증가해 16.7%로 치솟는 등 젊은 전당뇨 인구의 상승 추이가 심상치 않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고치는 일은 어렵다. 오죽하면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을까. 이 팀장은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커피믹스를 먹는다면 블랙커피로 바꿔보는 것, 하루 한 끼 정도 식사 관리를 하는 방식 등 꾸준히 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이 팀장과 일문일답.

아주대병원 영양팀의 이지현 팀장이 전당뇨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쿠킹팀

아주대병원 영양팀의 이지현 팀장이 전당뇨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쿠킹팀

전당뇨 인구 중 젊은 층의 상승 폭이 눈에 띈다. 이유가 뭘까.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흰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 섭취량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식품이 비만을 유발하고, 비만은 당뇨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세포가 늘어날수록 인슐린의 작용을 떨어뜨려 포도당 대사를 방해한다. 코로나 19도 빼놓을 수 없다. 신체 활동이 크게 줄고, 생활 패턴이 불규칙해진 사람이 많다. 배달 음식 이용도 늘었고. 코로나 기간 혼밥 하는 사람도 늘었는데, 혼자 식사를 하면 다른 사람과 식사할 때에 비해 식사량을 조절하기 힘들다. 이 점도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당뇨는 식습관과 밀접한 병이다. 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진다.  

영양 상담을 해보면 ‘평생 식사를 조절해야 한다’며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이 낮을수록 이런 불안감이 더 큰데, 그럴 필요가 없다. 다만 변화는 필요하다. 전당뇨일 경우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당뇨로 진행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제 막 관리를 시작한다면 ‘안 좋은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개선하기’부터 추천한다. 커피 믹스를 하루에 8잔씩 마시는 사람이라면 블랙커피로 바꿔 마시거나 양을 줄인다. 흡연자는 금연하고,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은 규칙적으로 바꾸도록 노력한다. 완벽하게 식사를 조절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부담감이 과하면 오히려 식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체 감미료가 주목받고 있다.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나?

대부분의 식이요법은 단기간 내 끝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먹고 싶은 욕구를 무조건 억누르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이때 대체 감미료가 도움이 된다. 대체 감미료는 단맛을 내면서도 체내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어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종의 설탕 대체품이다. 칼로리가 매우 낮아 비만 환자를 위한 식이요법에도 사용한다. 간혹 대체 감미료 때문에 설사나 복통 등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같은 부작용은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 상당히 많은 양을 섭취해야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단 구매할 때는 제품명과 원재료를 잘 확인하도록 한다. 제품명이 자일로스 설탕, 알룰로스 설탕 등 ‘○○ 설탕’인 제품들은 백설탕이 섞여 있는 제품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제품들은 혈당에 영향을 준다.

식사 관리할 때 챙겨 먹거나, 반대로 피해야 하는 식재료는.

특정 식재료를 고집하기보다는 고루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버섯류이나 해조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나 식품을 충분히 먹고, 두부나 지방이 적은 생선, 살코기 등의 단백질 식품 등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혈당을 직접 상승시키는 것은 밥이다. 중요한 건 밥양을 줄이는 것이다. 다만 평소 먹던 양보다 밥을 적게 먹으면 헛헛하거나 공복감이 심할 수 있다. 이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 뒤 밥으로 넘어가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섭취하는 탄수화물 총량도 고려해야 한다. 잡채를 먹을 땐 밥을 평소보다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당면이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조리할 때 당면 양을 줄이고 버섯이나 채소를 많이 넣는 것도 방법이다.

전당뇨 식단을 준비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은.

우선 전당뇨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유행하고 있는 저탄고지 식단처럼 탄수화물을 과하게 줄이고 지방이 많은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식단을 오래 유지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너무 줄이면 집중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최근 탄수화물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식사는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권장하는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60% 정도다. 이를 25~45%로 줄이고 다른 영양소의 섭취 비율을 늘리면 된다. 식사할 때 채소나 해조류를 먼저 먹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당질 흡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하루 한 끼 정도 영양학적으로 잘 구성된 관리식을 챙겨 먹는 것도 추천한다.

아주대학교병원 영양팀과 중앙일보가 설계한 '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은 오는 4월 15일부터 중앙일보 COOKING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쿠킹팀

아주대학교병원 영양팀과 중앙일보가 설계한 '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은 오는 4월 15일부터 중앙일보 COOKING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쿠킹팀

하루 한 끼만 바꾸는 게 효과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대신 제대로 된 한 끼여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직접 식재료를 고르고, 그것을 혈당 관리식으로 요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한데, 바쁜 일상에 이 같은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이때 전문가가 설계한 레시피를 따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앙일보 COOKING과 함께 하는 ‘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을 연재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구하기 쉬운 재료로, 가정에서도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들로 준비했다. 15일부터 8주 동안 연재하는데, 매일 한 끼씩, 꾸준히 챙기다 보면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혜진 쿠킹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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