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이 대만 지켜야”…美의원들, 잇따라 미군 대만 파병 발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EPA=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EPA=연합뉴스

중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회동한 것에 반발해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가운데, 미국 의원들이 미군을 파병해서라도 대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우리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파병하는 것을 기꺼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우리는 수십년간 그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대만을 위해 기꺼이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1961년 러시아(옛 소련)가 서베를린을 고립하려 했던 것처럼 중국이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주 내에 대만을 봉쇄할까 걱정”이라며 “(그럴 경우) 중동에서 중국으로 오는 모든 화물을 막아야 한다. 대만을 봉쇄하면 중국에 석유(보내기)를 차단할 거라고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90%를 독점하는 대만이라는 섬을 중국에 빼앗긴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한 뒤 대중국 억지를 위해 “(대만군) 훈련을 늘리고 대만이 필요로 하는 F-16을 얻도록 할 것이다. 냉전 시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핵 탑재 순항미사일을 전 세계 모든 잠수함에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지역에 더 많은 미군 병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봉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으로 전투병력을 더 많이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실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실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8일 대만을 방문하고 돌아온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도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그것(미군의 대만 파병 문제)은 확실히 테이블에 올려질 것이며, 미국 국민과 함께 의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 국민이 이(미군의 대만 파병)를 지지한다면, 의회는 그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NBC 방송과 가진 별도 인터뷰에선 “대만의 방위력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구입한190억달러(약 25조원)의 무기를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억지력을 가지려면 이런 무기들이 대만으로 반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주둔 미군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3일 미국 관리를 인용,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맞서 몇 달 안에 100~200명의 미군이 대만에 파견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 인력자원 통계센터(DMDC)가 공개한 전 세계 미군 주둔 현황에 관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기준 해병대 14명, 공군 5명, 육군 2명, 해군 2명 등 약 26명의 미군이 대만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