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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뇌물심판 연루자도 슬쩍 넣었다…축구협 '황당 사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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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기습적으로 사면을 추진했던 100명 명단에 승부조작 외에 폭행과 금전비리로 제명된 이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을 5일 공개했다. 승부조작과 관련된 48명 외에도 금전비리 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 4명 등 징계 받은 52명도 포함됐다.

하태경 의원은 “금전 비리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8명은 당시 축구협회 내·외부에서 일어난 비리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며 “2017년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부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형사 고발됐는데, 이들 중 4명이 사면 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의심된다. 2010년에 제명된 사면 대상자 10명도 당시에 큰 논란이 됐던 뇌물 심판 비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처분을 받아 징계 기간이 1년도 안 되는 8명에 대해서도 사면이 적용됐다.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 등 징계의 목적과 효과를 채 확인할 시간도 없이 무차별적인 사면을 단행한 것이다. 앞으로 축구협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한국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평가전 직전에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승부조작 사건의 당사자들을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면한 데 대해 거센 비판이 나왔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사면을 철회했다. 4일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모두 사퇴했지만, 여전히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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