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지속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고용 시장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특히 신입사원 일자라는 ‘빙하기’에 가깝다. 말 그대로 현재와 미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서다.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의지는 ‘아직도 겨울’이라는 얘기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126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45.2%)는 ‘상반기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140개사 응답) 50%보다 4.8%포인트 줄어든 비율이다. 올해는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이 15.1%이었는데, 지난해는 7.9%로 1년 새 7.2%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전경련 측은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29%) ▶회사 내부 상황(구조조정·긴축경영 등)이 어려워서(29%) 등으로 답했다. 지난해에는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렵고(19.2%) ▶코로나19 재확산 우려(17.3%) 등이 주요 이유였다.
그나마 삼성과 CJ, 네이버 등 일부 대기업이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지난달부터 시작한 게 위로 거리다. 네이버의 신규 채용 규모는 100명 이상으로 예년과 비슷하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조사팀장은 “정보기술(IT) 등 일부 분야에서 추가 채용에 이어지고 있다”며 “다수 기업은 경기 침체 우려에 재고가 늘어나고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가장 먼저 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