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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술 가격 편승인상 비판 “맥주·탁주 세금 연동제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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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추경호 부총리가 9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경제현안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경호 부총리가 9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경제현안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맥주·탁주 세금을 물가에 연동한 부분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금 수입을 두고는 “올해 전반적으로 상황이 상당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했다.

9일 추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맥주·탁주 세금 부과 방식이 2020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물가 연동제가 도입됐다”며 “5~10원 (세금 인상을) 빌미로 시장에서 몇백원씩 올리는 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가세는 술의 가격, 종량세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방식을 뜻한다. 2020년 이후 맥주·탁주 등에 종량세가 적용됐는데, 물가 상승분을 세금에 반영하기 위해 연동제가 함께 시행됐다. 연동제는 소주를 제외한 맥주·탁주에 적용된다. 기재부는 연동제에 따라 올해 맥주에 붙는 주세를 L당 30.5원, 탁주는 1.5원 등 각각 올리기로 했다. 이에 맞춰 시중 주류 가격이 세금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편승 인상’이 기승을 부렸다.

이에 추 부총리는 “종량세를 도입한 건 좋은데 물가에 연동한 부분에 대해 재검토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편 방향에 대해선 “해마다 물가에 연동하기보다 일정 시점에 한 번씩 국회에서 세액을 정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에 방점)’적 발언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는 데 대해 추 부총리는 “경제 변동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단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이 여전히 높고 고용시장도 굉장히 좋다”며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 경제가 그 영향 속에서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그 향배를 조금 더 보고 (거시경제 방향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세금 수입과 관련해 추 부총리는 “올해 전반적으로 세수 상황은 상당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짚었다. 자산시장과 경기가 위축되면서 예년만큼 세수가 넉넉하게 들어오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재부 집계 결과 올 1월 국세 수입은 42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8000억원 덜 걷혔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추 부총리는 “올 상반기, 그중에서도 1분기는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세수 펑크’를 우려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수개월 특히 상반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올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 초중반(전년 대비)으로 전망했다. 1월 5.2%, 2월 4.8%에 이어 물가 상승률이 더 내려간다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2분기엔 어쩌면 3%대 물가 (상승률) 수준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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