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 괴물 김민재, 문경대회 백두봉 등정, 4개 대회 연속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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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 괴물 김민재가 문경장사대회 백두급을 제패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 및 2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우승 직후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 대한씨름협회

모래판 괴물 김민재가 문경장사대회 백두급을 제패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 및 2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우승 직후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 대한씨름협회

‘모래판 몬스터’ 김민재(21·영암군 민속씨름단)가 백두급(140㎏ 초과)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했다. 4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21경기 연속 승리와 승률 100% 행진을 이어갔다.

 김민재는 27일 경북 문경체육관에서 열린 문경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5전 3승제)에서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 최성민(21·태안군청)을 3-1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다. 김민재는 8강과 4강에선 윤성희(동작구청)와 김진(증평군청)을 나란히 2-1로 꺾었다.

 김민재는 민속씨름에서 ‘황제’ 이만기(60·인제대 교수)의 대를 이을 거물급 샛별로 주목받는다. 타고난 힘이 어마어마한데다 집중력과 승부 근성, 판단력까지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성인 무대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다. 지난해 6월 대학생(울산대) 신분으로 단오장사대회에 출전해 백두급을 평정하더니 11월 천하장사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대학생이 천하장사에 오른 건 경남대 시절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만기 이후 37년 만이다.

모래판 괴물 김민재가 문경장사대회 백두급을 제패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 및 2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영암군민속씨름단 김기태 감독(맨 오른쪽), 윤정수 코치(맨 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한 김민재. 사진 대한씨름협회

모래판 괴물 김민재가 문경장사대회 백두급을 제패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 및 2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영암군민속씨름단 김기태 감독(맨 오른쪽), 윤정수 코치(맨 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한 김민재. 사진 대한씨름협회

영암군 씨름단에 입단하며 민속씨름 무대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올해도 순항 중이다. 김민재는 지난달 설날장사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두 대회 연속 우승했다. 지난해부터 4대회 연속 백두급을 제패하며 연승 행진을 21경기까지 늘렸다.

 문경대회 하이라이트는 ‘절친’ 최성민과 맞붙은 결승전이었다. 고교 시절 최성민에 밀려 2인자였던 김민재는 성인 무대 첫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장사결정전 첫 판을 경고패로 내줬지만, 이후 세 판을 내리 따내 승부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장사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면서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왜 이렇게 안 넘어가” “무릎 다칠 뻔했잖아” 등등 대화를 주고받으며 남다른 우정을 드러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축구대표팀의 동명이인 수비수 덕분에 김민재는 팬들에게 일찌감치 이름을 알렸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별명(괴물)뿐만 아니라 체격(신장 1m 90㎝)도 똑같다. 저돌적이면서도 지능적인 경기 운영 스타일도 닮았다.

천하장사 출신의 이태현 해설위원은 “김민재와 최성민 등 탁월한 기량을 갖춘 20대 초반의 젊은 기대주들이 등장하며 씨름판에 활기가 넘친다”면서 “경험 많은 베테랑과 패기 넘치는 젊은피가 어우러지며 한층 뜨거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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