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 공기 수반에 식물 가꾸면 습도조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날씨가 차츰 쌀쌀해지면서 문을 닫고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럴 때면 아무래도 각종 난방기구와 환기부족으로 공기는 혼탁하고 건조해지게 마련·겨울철에 감기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는 차가운 기온 탓뿐 아니라 건조하고 탁한 공기에 목의 기도가 상하기 때문으로 겨울철 실내공기조절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보통 적당한 습도율은 55∼65%. 깨끗하고 맑은 실내공기를 위해선 1시간마다 방 크기만큼의 공기량을 새로 갈아주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양대 김윤신교수(실내환경과 건강연구회장)는 조언한다. 그러나 에너지를 절약해야하는 우리로서는 코가 막히거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느낌이 들 때면 최소한 2시간마다 5∼10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한다.
원예가 한은희씨(한국원예사회 실장)는 실내에 식물을 가꿈으로써 이들이 내뿜는 산소로 맑은 공기를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한다. 특히 아파트나 사무실 생활자에게는 식물로 꾸미는 그린인테리어가 삭막한 겨울공간을 늘 푸르고 싱싱한 실내환경으로 만들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낼 수 있다.
겨울철 실내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로는 잎사귀가 크고 짙은 녹색을 띠며 줄기는 연한 덩굴성이 적당.
실내가 넓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베란다나 거실 한편을 실내정원으로 만들어 물레방아나 인공폭포·실내분수 등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가격이 꽤 비싸다. 또 이들을 24시간 가동하지 않을 경우 괴어있는 물이 부패해 악취가 나고 세균이 번식할 염려가 있으므로 깨끗이 청소해주어야 한다.
원예가 한씨는 공간이 좁은 집의 경우 많은 돈을 들여 실내를 꾸미기보다 큰 수반이나 못쓰는 넓은 쟁반을 깔고 비슷한 종류의 식물을 모아 가꿔 보라고 말한다. 식물의 특성이 같으므로 관리가 용이하고 수분증발량도 많아 습도조절도 된다는 것. 이때 화분을 모아둔 바로 옆 벽면이나 천장에는 잎사귀가 잘 자라는 아이비·신답서스·호이어 등을 심은 화분을 매달아두면 한층 멋을 낼 수 있다.
최근에는 시판되고 있는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가정이나 사무실도 꽤 늘고 있다. 공기정화기는 오염된 공기를 흡입, 오염물질을 걸러주고 깨끗한 공기만을 배출하는 장치로 먼지나 꽃가루·담배연기·냄새 등도 제거해준다. 올해 나온 제품은 실내에 사람이 들어오면 사람의 움직임을 센서가 감지, 작동을 시작하고 또 오염이 심하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기능이 강화됐다.
또 항균필터를 채용, 화학처리를 통해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음이온 화한 산소를 발생시키는 기능도 갖춘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공기정화기는 1∼2개월마다 집진판을 물로 씻어주고 필터는 6개월∼1년에 한번씩 교환해 줘야한다. 4∼8평 크기에 적당한 가정용은 15만원 선이며 30∼40평의 업소용은 1백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깨끗이 청소하지 않을 경우 세균을 번식시키는 장치가 된다고 해 이용이 줄어들었던 가습기는 습도조절을 위해서 그래도 여전히 애용되는 제품.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습도조절을 위해 가습기를 이용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올해는 항균판과 전기분해살균을 통해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기능과 이온정수기능을 갖춘 제품이 선보이고 있는데 가격은 5만∼9만원선. 그러나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갖춘 가습기라도 1주일에 1회 이상 청소하고 물탱크 내부를 부드러운 천으로 깨끗이 닦아주어야만 깨끗한 공기를 만들 수 있다. <문경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