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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흡기질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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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호흡기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장기다. 기온이 오르고 내림, 또는 공기의 혼탁 도와 습도에 따라 바로 영향을 받는 것이 목·기관지·폐 등이다.
겨울철이 되면 흔히 증세가 나타나거나 악화되는 폐결핵·만성 기관지염·폐기 종 등의 증상과 예방·치료법을 알아본다.
◇결핵=국민보건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후진적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질병이다. 대한결핵협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인구 중 결핵환자의 비율이 2%를 넘어 일본·대만 등의 0.16%, 0.86%에 비해 훨씬 높은 감염 율을 보이고 있다.
결핵에 있어 이같은 후진성은『예방과 치료에 대한 안이한 자세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는 바꿔 말해 전염성 결핵 환자를 충분히 찾아내지 못하고 진단된 환자 역시 완벽하게 치료하지 못함을 뜻한다.
결핵치료제의 비약적 발달로 치료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처방대로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난치병환자도 적지 않고 호흡부전 증·폐기 종 환자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폐결핵이 어느 정도 악화되면 흉통·기침·미열·식은땀·전신 쇠약·객혈 등의 증세를 보인다.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X선 검사 혹은 객담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결핵을 완치하는 지름길은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하는 것이다. 2∼3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곁으로 나타나는 증세가 사라지는데 이를 완치로 착각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많다. 이처럼 완치되지 않았는데 약 복용의 중단을 자주 하면 결핵균이 약체에 내성이 생겨 난치성환자가 되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대로 충분한 기간 약을 복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87년 연세대의대의 조사에 따르면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중도 탈락 율은 45.1%로 외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
결핵연구원의 홍영표 원장은『통상 6∼8개월 정도의 단기치료가 결핵치료의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대로 치료기간중 인내심을 갖고 꼬박꼬박 약을 복용, 전문의사의 완치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만연 등으로 결핵의 양상도 변해 가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치료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기관지염=수개월 이상 기침이 끊이지 않고, 가래가 계속되면 기관지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해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급성과 달리 만성기관지염은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환자 중 40대 이후의 흡연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각종 공해 등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 중에서도 환자 발생이 두드러지고 있다.
흡연이 기관지염을 유발시키는 것은 담배 연기 등 이 점막을 계속해 자극, 기관지의 섬모운동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기관지염은 완치가 어렵고 금연이 가장 좋은 치료·예방법이며, 증세가 악화될 경우 거담제나 기관지 보호 제 등을 투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폐기 종=흡연으로 인한 만성기관지염이 악화되거나 결핵을 오래 앓고 난 사람이 나이가 듦에 따라 폐 포가 탄력성을 잃으면 폐기 종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흡연 외에 대기오염·작업장의 분진 등은 폐포의 노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폐기종은 병의 진전에 따라 흉통·호흡곤란 등 이 나타나는데, 이는 조기 발견으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것 외에 완치 법이 없다. 금연하고, 공기가 맑은 곳에서 사는 것이 폐기 종을 예방·치료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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