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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 뭉갠 경찰…"이태원 참사 국정감사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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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수 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등 급박한 상황을 알리는 112 신고가 경찰에 11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소방에 접수된 신고가 관계 당국에 접수된 참사 관련 첫 신고로 알려졌으나 참사 발생 네 시간 전부터 경찰에 현장의 위급성과 심각성을 전하는 신고가 잇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11건 중 4건에 대해서만 현장 출동했고, 나머지 7건은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신발과 옷 등 유실물 중에서 분실물을 찾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신발과 옷 등 유실물 중에서 분실물을 찾고 있다. 우상조 기자

경찰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및 윤희근 경찰청장 모두 즉시 해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참사 사흘 만에 고개를 숙였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같은 자리에서 "사고 당일 18시 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입장 발표를 하면서도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그런데도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며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사안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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