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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언론이 한·미동맹 이간질” 해임안엔 “선봉장 목 칠 때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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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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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MBC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이간질할 수 있기에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용산청사 브리핑룸에 선 김 실장은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순방 중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했다는 MBC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먼저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이어 “선진국을 보면 가짜뉴스를 경멸하고 싫어하는데, 우리는 관대해서 예전부터 광우병 보도 같은 사태가 많았다”며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언론은 한·미 동맹을 날조해 이간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이래서 좋을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는 아마 없을 것 같다”며 “국익에 상당히 손해가 있다. 한·미 동맹을 싫어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있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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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썼는지와 ‘바이든’이란 말을 했는지를 구분해 설명했다. 먼저 ‘이 ××’ 표현에 대해선 “저도 대통령에게 여쭤봤는데, 사실 본인도 ‘잘 기억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며 “대통령도 지금 상당히 혼란을 일으키는 것 같다. 잡음을 없애면 또 그 말이 안 들린다”고 말했다.

반면에 ‘바이든’ 발언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상황상 여기에 ‘바이든’이 나올 리 없고, 바이든이었으면 ‘의회’라고 할 텐데 ‘국회’라고 말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누군가의 불분명한 발언을 기사화할 때는 그 말을 한 사람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언론사) 스스로가 괄호 열고 괄호 닫고 첨부한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빨리 종식시키고 싶지만, 이런 가짜뉴스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며 “지지도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그게 확보될 때까진 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뉴욕의 프레스센터에서 다수의 방송 기자들이 각자 송출된 취재 영상을 재생해 대통령의 발언이 어떻게 들리는지에 대해 각자 판단을 내렸다”며 “비슷한 시각 타 매체 기사들만 봐도 MBC만 특정하게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엇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명확한 근거나 설명 없이 ‘MBC가 자막을 조작했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해임건의안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때 총칼 없는 외교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목을 치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그는 “(민주당이) ‘외교참사’라고 하는데 참사였다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여기 왔겠나. 영국 외교장관이 오셨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해당 당사국들은 (조문·순방 외교 등이) 잘된 거로 아는데, 유독 우리만 스스로 폄하하는 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고 지금 뭐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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