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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서 나온 유골 1구, 5·18 행불자 DNA와 일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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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19년 12월 유골 262기가 무더기로 발굴된 광주시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 당시 발굴 유골 중 1기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2019년 12월 유골 262기가 무더기로 발굴된 광주시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 당시 발굴 유골 중 1기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중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유골이 포함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18 암매장 의혹과 행방불명자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262구 중 1구가 행방불명자 유전자(DNA)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6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262구의 유골 중 DNA 분석이 가능한 160구의 DNA 정보를 조사위에 이관하고 분석했다. 국과수는 이 DNA 정보로 행방불명자 가족들의 DNA 정보와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유골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국과수와 다른 DNA 조사 기법(SNP)으로 재조사에 착수해 지금까지 60여 구를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1구가 행방불명자 A씨와 DNA 정보가 99.9998% 확률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구도 행방불명자 유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SNP 방식은 새로운 DNA 조사 방식으로 염기서열 추출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사촌의 DNA까지 매치할 수 있지만, 아직 공인받지 않은 방식으로 전해졌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유골 조사작업이 이뤄지게 된 것은 2019년 12월 19일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 구가 발견되면서다. 법무부는 교도소 부지에 ‘솔로몬 로파크’를 조성하기로 하고, 무연고 묘지 이장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무연고 합장묘 1기에서 80여 구의 유골이 나왔다. 40여 구는 땅속에 보관된 상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40여 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 흙더미에 섞여 발견됐다.

교도소는 기록상 합장묘에 있던 40여 구의 신원은 관리된 경우(41구)로 파악했고, 추가로 나온 40여 구는 신원 미상의 유골로 분류했다. 5·18 당시 3공수여단이 주둔했던 옛 광주교도소는 계엄군들이 사망 민간인을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했던 곳으로, 5·18 행방불명자와의 연관성이 주목돼 왔다.

조사위는 A씨의 사망 원인은 물론 행방불명된 경위와 암매장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이 같은 내용을 다음 달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또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돼 DNA 검출 가능한 160구 중 검사하지 않은 120구의 유해에 대해서도 오는 11월 말까지 행방불명자와의 DNA 비교 검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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