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방문단 교환 무산/남북접촉/북 혁명가극 공연 고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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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이재학 기자】 남북한은 8일 오전 10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제8차 적십자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제2차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교환문제를 협의했으나 북한측이 『꽃파는 처녀』 등 혁명가극을 공연하겠다는 주장을 고집했으며 우리측은 이를 거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결렬됐다.
양측은 서로 입장변화가 있을 때 다시 연락하기로 했을 뿐 다음 접촉일자를 정하지 못해 고향방문단의 연내교환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9년 11월27일 제7차 접촉 이후 11개월 만에 재개된 이날 접촉에서 북측의 박영수 대표단장은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 『피바다』의 서울공연을 거듭 주장했고,남측의 송영대 수석대표는 『혁명가극의 내용이 적십자의 중립성원칙과 상대방을 비방ㆍ중상하지 않는다는 쌍방합의에 배치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송 대표는 『북측이 끝내 혁명가극 공연을 주장할 경우 예술단 공연을 고향방문단과 분리,남북 문화예술 교류차원에서 별도로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 박 단장은 『그것은 쌍방합의에 위배되며 실무접촉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송 대표는 또 내년 1월 평양에서 제11차 적십자본회담을 개최할 것과 60세 이상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을 제의했으나 박 단장은 『고향방문단 사업이 이루어져야 본회담을 할 수 있고 60세 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은 의제에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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